"김밥 축제에 김밥이 없네" 김천 축제, 5배 인파에 순식간 '매진'

입력
2024.10.28 13:00
2만 명 예상… 10만 명 방문 추정
행사 종료 수시간 전 김밥 판매 종료
김천시 "내년 참여 가게 더 늘릴 것"

경북 김천시가 개최한 김밥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오후 방문객들이 김밥을 사 먹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밥이 오후 1~2시쯤 빠르게 소진돼 방문객 사이에서 준비가 미흡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 26, 27일 사명대사공원 및 친환경생태공원 일대에서 '제1회 김천김밥축제'를 개최했다. MZ세대를 대상으로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김밥천국'이란 답변이 상당수를 차지하자 김밥축제를 기획한 것이다. 행사장에서는 오단이김밥, 톳김밥, 다담김밥, 사명대사호국김밥 등 다양한 김밥이 판매됐다.

김천시는 애초 2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5배에 달하는 10만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됐다. 축제장 일대 교통이 마비된 것은 물론 준비했던 김밥도 일찌감치 소진됐다.

공식 행사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지만, 행사 마감 이전 2, 3시간 전부터 김밥이 매진되기 시작했다. 김밥축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엔 축제 첫날인 지난 26일 오후 1시쯤 김밥부스 7곳 중 절반가량이 재료가 소진돼 영업을 임시 중단했거나 곧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27일에도 방문객이 몰리면서 오후 2시쯤 모든 김밥존 판매가 종료됐다. 당시 축제 SNS에는 "현재시간 이후로 모든 김밥존 판매를 종료한다. 충분한 양을 준비했으나 김밥 특성상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 현재 줄을 서 계신 분들에게만 제공해 드려도 행사 종료 시각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셔틀버스 몇 시간을 기다려 겨우 올라왔는데 김밥이 없다", "한참 기다린 끝에 김밥 없는 김밥축제를 보고 집으로 갔다", "김밥, 떡볶이가 다 매진이라 햄버거 먹고 간다", "오후 1시 20분인데 김밥이 없다. 힘들고 배고프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축제장 인근 교통체증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축제장으로 가는 길이 왕복 2차선으로 좁아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정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문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축제 장소 4㎞ 전쯤부터 차가 심하게 막혀서 1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주변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올라갔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불만 일색은 아니었다. SNS엔 "실제로 즐겁게 즐기다 간 사람도 많다. 내년에 아쉬운 점 보완하면 된다"는 긍정적 반응도 올라왔다. "첫술에 배부를 리 있냐. 앞으로 더 발전하면 된다", "13만 인구 도시에 10만 명 몰렸으니 예측 못한 것이 당연하다. 내년에도 꼭 개최해달라"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김밥축제 캐릭터 '꼬달이'가 귀엽게 잘 만들어졌다는 호평도 나왔다.

김천시는 행사 진행이 미흡했던 점을 사과하며 더 나은 축제를 약속했다. 관계자는 "시도 처음 개최하는 축제이고, 가게 사장님들도 축제에 전문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아니어서 이렇게까지 많이 방문할 줄 예상 못 했다"며 "내년에 축제를 개최하게 되면 참여하는 가게를 더 늘려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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