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20%로 정부 출범 후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추락했고 부정 평가는 70%에 달했다. 9월 2주차 때 기록한 최저치와 동일하다. 앞서 23일 집계된 4대 여론조사기관의 전국지표조사(NBS·1,000명 설문)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22%를 기록했고, 21일 공개된 리얼미터 조사 역시 24.1%로 가장 낮았다.
여론조사마다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지지율 추세는 위기신호를 강하게 발신하고 있다. 국민 절대 다수가 현재 국정운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더 새로울 것도 없지만 지지율 하락은 국정동력을 잃는 심리적 기준으로 작용한다. 더 하락해 지지율이 20% 아래로 밀린다면 본격적인 레임덕 현상은 불가피하고 민생에도 해를 미친다.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한국갤럽)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6%) ’독단적 일방적’(6%) 등이 꼽혔다. 국정 전 분야보다 강하게 김 여사의 처신과 의혹에 냉담해하는 여론이다. NBS 조사를 보면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필요성에 70%가 동의했을 정도다. 국민의힘 지지자 57%, 대구경북 응답자 61%도 동의한 걸 보면 김 여사 문제에 관한 한 국민 의견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공개활동 자제’ 언급 사흘 만에 폴란드 대통령 방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적 의전이긴 하나 잠시라도 정무적 판단조차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는 여당 내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특별감찰관 임명에 속도를 내자는 여당 대표 주장은 친윤계가 막아서고 있고, KBS 신임 사장 후보에 명품백을 '파우치' '조그마한 백'이라고 말한 앵커가 현직 사장을 제치고 발탁됐다.
여론 경고가 한계치에 다가섰음에도 '나 몰라라' 식으로 외면한다면 국민은 남은 기대마저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지금 같은 여론지형이 계속된다면 어떤 국정과제도 힘을 받기 어렵다. 국정쇄신과 민심수습책 없이 아무 일 없었던 듯 지나갈 수 없는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