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장했던 미술품과 문화재를 전시할 국립문화시설의 설계 공모에 제제합건축사사무소의 '시간의 회복'이 당선됐다. 기념관이 들어설 자리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의 과거와 현재를 소나무라는 연결 고리로 해석해 설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건축가협회는 25일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전시할 '송현동 국립문화시설(가칭)' 건립사업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을 이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간의 회복'은 중정형 패턴을 활용해 3개의 건물 안에 상설전시공간 5개, 특별전시공간 1개를 배치했다. 관객들이 건물과 건물 사이, 전시 공간을 이동하면서 자연을 접하게 되는 구성을 우아하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물 외관은 국내산 소나무를 활용해 궁궐 옆 소나무 언덕이라는송현(松峴)동의 지리적 전통을 현대에도 이어가려고 했다. 그을린 외피는 오늘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 온 우리의 역사를 상징한다. 문체부는 "한국의 사상적 정신을 소나무와 상징적으로 연결해 다각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공모에는 총 67개 팀이 응모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10월 15~21일)를 거쳐 당선작을 결정했다. 당선작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2등은 제이유 건축사사무소, 허서구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알오에이아키텍츠의 '미술관 길을 품다 땅의 역사 문화로 동화되다', 3등은 이진욱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하, 스튜디오 음 건축사사무소의 '하늘, 땅 그리고 사람들의 "그 곳"', 4등은 건축사사무소 원우건축의 '선의 은유 : 중첩된 풍경', 5등은 건축사사무소닷킴과 수영박 아키텍트 시아(Soo Young Park Architekt SIA, 미국)의 '어번 코리더(Urban Corridor)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입체적 경계의 풍경'이 뽑혔다.
문체부는 다음 달 1~28일 송현동 건립 현장에 수상작(1~5위)을 전시한다. 수상작은 설계 공모 공식 누리집(http://tlkhmuseum.org)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설계는 올해 11월부터 시행하고, 내년 12월에 착공한다. 개관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