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TV가 살렸네…LG전자, 영업이익 20% 줄고도 매출은 최대 찍었다

입력
2024.10.24 19:00
17면
물류비 증가에 3분기 실적 주춤
영업이익 70%는 생활가전사업서 나와


LG전자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가량 줄었다. 중동 리스크 등으로 물류비가 크게 오른 탓인데 다만 사업군을 다변화해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 22조1,764억 원, 영업이익 7,519억 원, 순이익 902억 원을 냈다고 24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9%, 순이익은 81.4% 줄었다. 회사는 중동 지역 분쟁,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 여파 등으로 글로벌 해상 운임이 올라 수익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맡은 H&A 사업본부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8조3,376억 원,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5,272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전체 수익의 70%가 가전사업에서 나온 셈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3조7,473억 원, 영업이익 494억 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TV 주요 시장인 유럽 지역의 출하량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5.5% 증가했다.



중국 추격...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


전장(電裝·자동차 내 전자장치) 사업을 맡은 VS 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은 2조6,113억 원에 달했지만 수주 물량 양산을 위한 선행 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11억 원에 그쳤다. 모니터, 개인용컴퓨터(PC), 사이니지(공공 또는 상업 공간의 디스플레이) 등을 만드는 BS사업본부는 매출 1조3,989억 원, 영업손실 769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신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등으로 영업 손실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전 구독과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사업군을 넓히고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기업간거래(B2B)와 수익성이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4분기(10~12월) 물류비는 줄겠지만 여전히 예년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7월부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하락 중이라 고운임 선사들과 운임 조정을 협의 중"이라면서도 "인하 폭이 크진 않을 듯하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는 보급형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이는 당사가 추구하는 제품 차별화를 통한 고객 가치 창출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품력을 인정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TV 제품군에서 경쟁 우위를 이어가고 보급형 TV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경쟁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