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살아난 KIA vs '원투 펀치' 내세운 삼성… 한국시리즈 '동상이몽'

입력
2024.10.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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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삼성 25, 26일 라팍서 KS 3·4차전
'우승 확률 90%' KIA, 타선 응집력으로 '굳히기'
삼성은 레예스·원태인 선발로 분위기 반등 노려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2차전을 싹쓸이한 KIA가 되살아난 방망이를 앞세워 시리즈 굳히기에 나선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원투 펀치’를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KIA와 삼성은 25,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S 3·4차전을 치른다. 현재까지는 KIA가 12번째 KS 정상 등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KIA는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5-1)과 2차전(8-3)을 모두 승리하며 우승 확률 90%를 잡았다.

KIA의 승리 요인은 타선의 부활이었다. KIA는 21일 1차전 개시 후 우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5이닝 2안타 무득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이틀 후 재개된 경기에서는 5개의 안타로 5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보였다. 특히 7회에는 볼넷, 희생번트, 후속타, 상대 실책 등이 맞물려 4득점을 올렸다. 타자와 주자들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빅이닝이었다.

2차전에서는 1회부터 짜임새 있는 야구를 선보였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안타를 쳤고, 김도영이 무사 2·3루에 2루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도영은 경기 후 “(KS를 앞두고) 쉬는 동안 연습했던 것들이 생각나 의식적으로 2루 땅볼을 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진 2회에는 KS 첫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팀 배팅과 장타력 모두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 외에도 김선빈 나성범 최형우 김태군 등 대부분의 선발 타자들이 안타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301)의 위용을 뽐냈다.

KIA의 방망이에 무릎을 꿇은 삼성은 3·4차전에 ‘원투 펀치’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려 상대 화력을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레예스는 정규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로 호투했다. KIA를 상대로는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최근 기세가 무섭다. 그는 LG와 치른 플레이오프(PO)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물론 KIA의 3차전 선발 에릭 라우어가 정규시즌 종료 후 한 달 가까이 휴식을 취해 체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레예스 역시 지난 19일 PO 4차전 이후 5일을 쉬었다.

정규시즌 공동 다승왕(15승) 원태인 역시 PO 2차전 6.2이닝 1실점(승리투수), KS 1차전 5이닝 무실점 등을 기록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차전 투구 수가 66구에 불과하다는 점도 다시 한번 그의 ‘인생 투구’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다만 1·2차전에서 충분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한 타선은 재정비가 필요하다. 삼성은 1차전에서 4안타에 머물렀고, 2차전에서는 12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장타로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차전에 안타를 적게 치지 않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타점이 안 나왔다”며 “단타 위주로 치다 보니 어려운 경기를 했다. 대구에서 장타를 많이 생산해서 좋은 흐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PO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구자욱(정규시즌 33홈런)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구자욱을 쓰긴 해야 한다. 계속 상태를 보고 있다”며 구자욱의 투입 시점에 깊은 고민을 내비쳤다.


대구 =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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