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8,000명이 다녀가 대성황을 이룬 광주김치축제에서 일부 부스가 바가지요금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알고 보니 일부 판매 업체가 도중에 소진된 일부 재료를 뺀 채 같은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해 벌어진 일로 드러났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주김치축제에 다녀온 방문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후기가 확산됐다.
A씨가 자신의 SNS에 남긴 사진을 보면 쟁반 위에 보쌈 고기 약 20점과 작은 그릇에 담긴 김치, 새우젓이 놓여 있다. 보쌈김치의 가격은 3만 원이었다. B씨도 자신이 주문한 두부김치보쌈 사진을 공개하며 불만족을 표시했다. 두부 약 세 조각과 10점 남짓의 고기, 소량의 김치가 접시에 올려져 있었는데, 가격은 1만 원이었다.
온라인상에선 '급등한 배추값을 고려하더라도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김치축제가 아니라 바가지 축제다", "보쌈 1인분 양 같은데 3만 원이면 너무 비싸다", "두부김치보쌈에 두부 세 점은 심했다", "저 정도 양이면 2만 원이 적당해 보인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C씨는 다른 부스에서 구매한 보쌈김치 사진을 공유했는데, A씨가 올린 사진과는 확연히 달랐다. C씨가 올린 사진 속 보쌈 고기는 25점 안팎이었고 김치와 마늘, 쌈장, 야채 등이 놓여 있었다. 김치를 다 먹으면 무료 추가도 가능했다.
해당 음식들은 축제장 내 음식 먹거리 부스를 한데 모은 '천인의 밥상'에서 판매됐다. 다만 축제장 내 모든 먹거리 메뉴가 아닌 일부 상점의 메뉴가 가격 대비 양이 부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인의 밥상 메뉴판을 보면 대체로 메뉴가 1만~2만 원대로 구성돼 있고, 가장 비싼 메뉴는 4만 원짜리 보쌈 대(大)자였다. 전체적으로 '바가지'라고 불릴 정도의 가격대는 아니었던 셈이다.
광주시 조사 결과, 논란이 된 3만 원짜리 보쌈김치는 원래 홍어삼합 메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업체가 판매 도중 홍어 물량이 소진되자 삼합에서 홍어만 빼고 같은 가격에 판매를 계속했던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음식 가격과 양 등을 각 업체와 직접 협의했는데, 판매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물량이 소진되면 판매를 중단하는데, 이 업체에선 가격을 그대로 둔 채 홍어를 빼고 판매한 것이 확인됐다"며 "내년부터는 해당 업체의 참가를 제한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김치축제는 올해로 31회째를 맞이한 광주의 대표적인 축제다. 이번 김치축제는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자인 최현석, 여경래,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와 사찰음식 명장 정관 스님이 푸드쇼 호스트로 참석해 큰 인기를 끌었다.
시에 따르면 축제 기간 4억100만 원 상당의 김치가 팔렸고 30여 종의 김치 요리 매출이 1억9,000만 원을 넘는 등 총 8억2,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