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톤 포터 디자인 전 현대차 직원들은 택배 나르고 이삿짐센터서 일했다는데

입력
2024.10.24 10:00
15면
대구에서 '2024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 열려
현대차·테슬라·GM 등 1000여 개 부스
현대오토에버 SDV 현황 소개


차에서 하루 8~18시간 지내는 포터 고객을 이해하려 직원들이 같이 밥 먹고 일했습니다.
이상엽 현대차 부사장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4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 콘퍼런스장.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이 강연에 나섰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디자인 비전을 공유하고 실제 자동차 디자인에서 경험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우리 그룹 비전은 '인류를 위한 진보'이고 그걸 위해서 우리는 고객을 좀 더 이해해야 한다"며 "하지만 고객을 이해하는 디자인은 시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제품을 기획하고 전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서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용차 디자인을 위해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포터를 이용해 이삿짐센터에서 일하고 택배를 날랐던 경험을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소상공인을 위한 진정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인 포터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는 미래형 자동차"라며 "차 안에서 하루 8∼18시간을 지내는 고객들을 이해하기 위해 같이 밥을 먹고 배우며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무실에서 절대 생각하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것이 바로 현장에서 시작하고 사용자와 함께하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관심 끌어


이날 열린 모빌리티엑스포에서는 기조연설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자동차 전시도 함께 이뤄졌다. 전시장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테슬라, 현대모비스, 삼성SDI,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등 190개 모빌리티 관련 기업이 1,000여 개 부스를 마련했다.

가장 눈길을 끈 전시물은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었다. 관람객들은 국내에서 처음 목격한 차량에 모여들어 전시물을 살펴보며 사진을 찍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스테인리스강이 적용된 은빛의 차체였다. 사이버트럭은 아시아 지역 홍보를 위해 중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고 9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오토살롱위크에서 전시된 뒤 대구에 등장했다.

현대차는 미래형 공공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스페이스 모빌리티'와 최근 출시한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을 내놓았다. 기아도 전기차 EV3와 EV6, K8 하이브리드 등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을,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캐딜락의 첫 순수 전기차 리릭을 관람객 앞에 꺼냈다.



이날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자동차의 지향점,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와 사이버 보안 강화 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지훈 현대오토에버 차량 전장소프트웨어 센터장은 현대차그룹의 SDV 추진 방향 및 현대오토에버의 차량 OS 솔루션을 설명했다.

그는 "기존 자동차는 하드웨어(HW)에 소프트웨어(SW)가 종속됐지만 이제는 HW와 SW를 분리해 개발하는 것이 SDV의 핵심"이라며 "차량을 한 번 산 뒤 업데이트만으로도 최신 상태의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모빌리티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학습한 인공지능(AI) 데이터가 다시 자동차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