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연말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얘기다.
23일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내고, 가계 주택대출에 대한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3분기 마이너스(-)22, 4분기 -28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마이너스 부호는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대출태도 강화)을 뜻한다.
주택 외 가계 일반대출에 대한 태도지수는 3분기 -25, 4분기 -17로 집계됐다.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한은은 "가계의 경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 등 지속적인 가계부채 관리 등으로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풀이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은행들은 대기업에는 대출태도 강화(0→-3), 중소기업은 완화(3→3)라는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대기업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관리 차원에서 강화를 예상했으나 중소기업은 정책 지원 강화 등으로 다소 완화를 전망했다"는 설명이다.
고객이 대출을 갚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신용위험 경계감은 지속됐다. 특히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 31에서 4분기 2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계도 소득 여건 개선세가 지연되면서 신용위험지수가 25에서 11로 4분기에도 '플러스(+)'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신용위험지수는 숫자가 클수록 위험 증가를 나타낸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는 4분기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은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가계는 생활자금 목적의 신용대출 등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는 3분기 6에서 4분기 14로, 가계일반은 17에서 19로 집계됐다.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28에서 8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대체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높은 수준의 연체율 때문이다. 6월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8.35%, 상호금융조합은 5.13%, 신용카드회사는 2.06%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8월 27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국내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