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고백한 개그맨 이진호, 경찰 출석... "죄송합니다"

입력
2024.10.22 14:27
경찰, 22일 오후 이씨 피의자 신분 소환
상습도박 혐의... SNS에 도박 사실 고백

인터넷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한 개그맨 이진호(38)가 경찰에 출석했다. 상습도박, 사기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지 8일 만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2일 오후 상습도박 등의 혐의를 받는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2020년부터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55분쯤 강남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의혹이 제기된 이후 취재진 앞에 선 건 처음이다. 검은 티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불법 도박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기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피해 연예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등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경찰서 안으로 들어서면서는 "성실히 조사받고 오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이진호는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2020년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한 일을 털어놨다. 그 결과,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았다고 했다. 그는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뗄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라며 "매달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 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진호가 동료 연예인에게 빌린 돈은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수근과 BTS 지민, 영탁 등에게 억대의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이씨는 경기 화성시 홍보대사에서 해촉됐고, 출연 중이던 '아는 형님'에서도 하차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국민신문고 진정서를 접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이날 도박 외에 이씨의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오세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