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 보수 여성' 확장 나선 해리스… 트럼프는 재난 지역서 반정부 결집

입력
2024.10.22 15:10
해리스, 공화 체니와 ‘블루월’ 경합주 순회
‘선벨트’ 트럼프 “지원 부족, 불법 이민 탓”

다음 달 대선을 보름 앞두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보수 성향 교외 여성을 상대로 경합주(州) 지지층 확장에 나섰다.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난 피해를 입은 남부 격전지를 찾아 반(反)정부 정서를 자극했다.

해리스는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북부 ‘블루월’(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 3개 경합주 대도시 교외를 리즈 체니 전 공화당 연방하원의원과 함께 돌며 소규모 타운홀 미팅(유권자와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공략 대상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교외 여성, 특히 온건파 공화당원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체니 전 의원과 함께 한 것도 교외 보수 여성 유권자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인 체니 전 의원은 정통 공화당 정치인으로 꼽힌다. 당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도 지냈다. 하지만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후 트럼프 탄핵소추안에 찬성하며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 대가로 당직에서 쫓겨나고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도 패배했다. 그는 지난달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유권자 최대 관심사인 경제 얘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 대신 재생산권(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이 핵심 화두였다. 임신중지(낙태)가 탐탁지 않은 보수 여성을 상대로 의원 시절 충실한 ‘생명 보호파’로 공인된 체니 전 의원이 해리스를 지지해 달라고 설득했다. 여성에게 긴요한 치료를 ‘트럼프 공화당’이 너무 많이 제한하고 있다는 논리였다.

트럼프는 반(反)민주·친(親)독재 인사로 몰아세웠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할 게 분명하다며 그 결과에 대해 “끔찍할 정도로 심각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체니는 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를 “공화당답지 않고 위험하다”고 평가하며 거들었다.

약점은 적극 방어했다. 해리스는 “내 임기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연속이 아닐 것”이라며 차별성을 부각하고, “나는 실용적 자본주의자”라며 트럼프의 ‘급진 좌파’ 낙인 시도를 일축했다.

같은 날 트럼프는 공화당 우세 지역인 ‘선벨트’(따뜻한 남부) 격전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했다. 그가 들른 곳은 지난달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본 지역들이었고, 보수파 유권자가 많이 살았다. 여기서 압승해야 대도시권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만큼, 트럼프는 “연방정부가 불법 이주민에게 대규모 예산을 쓰는 바람에 자국 재난 구호에 쓸 돈이 모자란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불만을 최대한 자극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