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압록강 유역 홍수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자강도 복구 현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7월 홍수 피해 발생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 등으로 어수선한 대외 상황 와중에 내치 행보를 통해 숨 고르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자강도 피해복구 건설 현장을 돌아보고 살림집(주택) 건설 진척 정형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아직까지도 건설물의 질을 경시하고 있는 편향들이 일부 제기되고 있는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완벽한 공사를 강조했다. 또 "11월 초까지 끝내게 돼 있던 재해 지역 살림집 공사를 12월 초까지 연장해 완결할 데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중앙위원회는 자강도 피해 복구 현장 지휘부 책임자와 정치 책임자 교체도 단행했다.
북한은 지난 7월 말 수해가 발생한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 등 압록강 인근 지역을 특급재해비상지역으로 선포한 뒤 복구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 중에서도 자강도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홍수 피해 발생 후 자강도를 제외하고 평안북도만 두 차례 방문한 데 대해 "(자강도의 피해가 커) 현지 지도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자강도 방문이 동요하는 주민들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최근까지 지속해 온 대외 공세를 환기시키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내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인기 사건 남측 주범론과 미국책임론 등 대외 공세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북한군 파병설을 무시하는 목적도 엿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