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지진재난문자 송출 기준이 광역 시도 대신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되고, 실제 흔들림 정도인 '진도'를 반영해 더욱 정교해진다. 일본 등 국외에서 지진이 발생한 경우도 국내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다면 안전안내 문자가 발송되도록 기준이 바뀐다.
22일 기상청은 오는 28일부터 지진재난문자 송출 기준을 이와 같이 개선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지진 규모에 따라 발생 지점으로부터 50~80㎞ 반경 내 광역 시도에 일제히 재난문자를 보냈지만, 앞으로는 실제 진도를 반영해 시군구 단위로 상세하게 재난문자를 보낸다. 또 효과적인 지진 대비를 위해, 지진동(흔들림)과 피해 가능성도 송출 기준에 반영한다.
기존에는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송출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30일 경주 지진 당시 새벽에 전국 문자가 발송되자, 수도권 등 지진동을 느끼지 못한 먼 거리의 지역 주민에게까지 과도한 불안감이 조성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전국 송출 대상 지진은 지역 규모 4.0 이상(해역 규모 4.5 이상)에서 규모 5.0 이상(지역·해역 동일)으로 상향했다. 경주 지진에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주변 경상권 중심으로 문자가 송출되게 된다.
향후에는 지진의 절대적 강도인 규모뿐 아니라 진도도 반영해 재난문자를 보낸다. 기존에는 지역 발생 규모 3.5~3.9 지진은 진도와 무관하게 발생지 반경 80㎞ 내, 규모 3.0~3.4 지진은 반경 50㎞ 내 광역 시도 전체에 각각 긴급재난, 안전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바뀐 기준에서는 지진 규모 기준에 '최대 예상 진도 V' 기준을 추가해 피해 가능성이 높은 곳은 긴급재난, 가능성이 낮은 곳은 안전안내 문자가 송출된다. 재난문자는 재난 경중에 따라 위급재난, 긴급재난, 안전안내 순으로 나뉜다.
지진동이 감지됨에도 규모가 작거나 해외에서 발생한 지진은 재난문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상황에도 개선 조치가 이뤄졌다. 올해 4월 22일 발생한 경북 칠곡군 지진 같은 경우 규모가 2.6이라 기존 기준(규모 3.0 이상)으로는 재난문자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안전안내 문자 송출 기준을 '최대 계기 진도 Ⅲ 이상·규모 2.0 이상'인 지진으로 확대해, 규모는 작아도 흔들림이 느껴지는 지진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계기 진도란 지역별로 지진 가속도계에서 관측된 값과 지반 특성을 고려해 산출한 진도를 뜻한다.
올해 4월 17일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6.4)은 국내 남부지방 곳곳에서 진동이 감지됐지만, 해외 발생 지진이라서 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이에 올해 12월 이후부터는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대상 밖의 국외 지진이 발생한 경우더라도, 국내 최대 계기 진도가 Ⅲ 이상으로 분석되면 계기 진도 Ⅱ 이상 시군구에 안전안내 문자를 송출하기로 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새로운 재난문자 송출 기준을 통해 지진 발생 시 신속하게 문자를 보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더불어 재난문자로 인한 국민 불편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