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수천 억 원에 달하는 돈이 보관된 벙커가 발견됐다며 이를 전격 공개했다. 이 자금은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숨겨 놓은 것이라는 게 이스라엘군 주장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의 알사헬 병원 지하에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용했던 지하 구조물(벙커)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 동영상 등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이 벙커는 나스랄라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긴급 대피소'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현재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시민들로부터 빼앗은 돈을 보관하는 조직의 중앙 금융 시설로 쓰이고 있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벙커 안에 5억 달러(약 6,900억 원) 상당의 금과 현금이 있다"며 "앞으로 헤즈볼라가 이 병원 아래에 테러 자금을 보관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레바논 국민과 정부, 국제기구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레바논 각지의 헤즈볼라 연계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AQAH)' 관련 시설 약 30곳을 공습했다. 헤즈볼라의 돈줄을 끊기 위한 집중 공세였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AQAH에 대해 "이란에서 자금을 받아 대출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헤즈볼라 테러에 돈을 대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마제흐 지역도 표적 공습해 이란의 지원금을 받아 오던 헤즈볼라의 재정 부서 책임자를 살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