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편의점에서 1만2,000원에 판매하는 500㎖짜리 수입맥주 네 캔 가격이 1만3,000원으로 오른다.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 소비자가 많이 찾는 수입맥주 6종 가격이 상승하면서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다음 달 1일부터 버드와이즈, 호가든, 스텔라, 구스아일랜드, 산토리, 엘파 등 6개 수입맥주 출고가를 평균 8% 높인다. 오비맥주의 수입 맥주 가격 상향은 2023년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반면 오비맥주가 주력 생산하는 국산맥주 카스는 가격을 유지한다.
출고가는 오비맥주 같은 주류 제조사·수입사가 도매상에 파는 가격을 의미한다. 대형마트, 편의점은 도매상에 출고가보다 한 단계 높은 가격에 주류를 산 뒤 유통 마진을 붙인 소비자가로 진열대에 내놓는다.
출고가 인상에 따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소비자가 구매하는 수입맥주 가격도 오르게 된다. 버드와이저, 호가든, 스텔라, 산토리, 구스아일랜드의 500ml 한 캔 가격이 4,500원에서 4,900원으로 400원 오르는 식이다.
이번 출고가 인상은 국산맥주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던 수입맥주가 정체 상태에 빠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당초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던 수입맥주는 2010년대 편의점 등이 '네 캔 1만 원'에 팔면서 가정용 시장에서 '주류'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홈술 문화'가 퍼지면서 위스키 등 다양한 수입 주류가 인기를 얻자 수입맥주는 정체에 빠졌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맥주 수입량은 10만9,557톤(t)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2% 줄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아·알루미늄캔 등 원자재 가격, 물류 비용 상승, 고환율이 수입맥주 업계의 부담을 키우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고가가 오르면서 세븐일레븐은 오비맥주에서 수입하는 맥주에 한해 500ml 기준 네 캔 묶음 상품 가격을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높인다. CU, GS25도 내부 검토 중이라고 하나 가격 인상은 시간문제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하이네켄코리아가 수입 맥주 출고가를 연이어 인상한 직후인 지난해 3월만 봐도 편의점은 네 캔 묶음 가격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상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맥주 출고가가 올랐을 때 묶음 상품 가격을 유지하면 대형마트, 편의점은 손실을 떠안게 되므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