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30여 동 태운 인천 공장 화재, 11시간 만에 진화

입력
2024.10.20 21:33
인천소방본부, 오후 7시 45분 완진
인명피해 없어... "화재 원인 조사 예정"

인천 서구 제조 공장에서 난 불이 11시간여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강한 바람에 불길이 인근 공장과 야산으로 번졌지만, 소방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대형 산불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2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 44분쯤 인천 서구 왕길동 산업용 기계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력한 끝에 이날 오후 7시 45분 완진에 성공했다.

처음 불이 난 곳은 300㎡ 규모의 철골조 공장 1층이었다. 화재 발생 초기에 바람이 거세게 불어 인근 3, 4개 공장으로 옮겨붙었고,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 14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불길은 인근 야산으로 확대돼 오전 11시 2분쯤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며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 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5대, 소방 차량·장비 72대, 소방관 등 193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불이 확대되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야산까지 불이 번지자 인천 서구청은 "주변 주민들은 연기흡입에 유의해달라"며 "공장 화재로 산불까지 발생했으니 주변 주민은 입산을 금지하고 등산객은 안전한 곳에 대피해달라"고 6차례에 걸쳐 안전문자도 보냈다.

다행히 소방당국은 큰 불길을 잡는 데 힘을 쏟았고, 대응 2단계 발령 2시간여 만인 오후 1시 58분쯤 대응 1단계로 하향했다. 오후 4시 2분에는 큰 불길을 잡아 초진을 완료했고, 화재 발생 11시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소방당국은 공장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30개 이상의 주변 공장 건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 및 천막조 구조 건축물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진화에 장시간 소요됐는데 원인은 추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 시장은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피해기업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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