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조롱 논란’ 김혜란 대변인에 한동훈 “적절한 대응 조치 검토”

입력
2024.10.19 17:16


국민의힘 대변인이 남편을 ‘배 나온 오빠’라고 지칭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영부인 조롱 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변인을 겨냥한 욕설 문자와 신상 털기도 이뤄졌다. 한동훈 대표도 "적절한 대응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층 격앙 "이 시점에 이런 글을"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혼 20주년’ 관련 글을 올렸다. 글에는 “오빠, 20주년 선물로 선거운동 죽도록 시키고 실망시켜서 미안해. 나 힘들 때 잔소리 안 하고 묵묵히 있어줘서 고마워.(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고 썼다. 친한동훈계로 꼽히는 김 대변인은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했었다.

이를 본 국민의힘 지지자 등은 ‘이 시점이 굳이 이런 글을 올리냐’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가 도대체 누구냐’ 등의 날선 댓글을 달았다. ’배 나온 오빠’라는 대목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촉발한 김건희 여사의 ‘무식한 오빠’ 문자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지층은 김 대변인에게 욕설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파장이 커지자 김 대변인은 19일 추가 글을 올려 “밑도 끝도 없이 ‘영부인 조롱하냐’며 욕설하는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며 “제 글에 어느 부분이 그렇게 해석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썼다. “위 글에 대해 화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제 남편뿐”이라고도 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전날 올린글에서 ‘이 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 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는 문장은 삭제했다.

친윤계 "징계 필요" 한 대표 "적절한 조치 검토"

김 대변인의 해명에도 논란은 격화하고 있다. 친윤석열계인 강명구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김 대변인의 글은 명백히 의도적인 조롱”이라며 “대통령과 당대표가 중요한 면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도 “야당 대변인도 안 쓸 표현”, “징계가 필요하다”고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의견을 제기한 의원만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도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공감하며 "적절한 대응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빠’ 논란은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씨가 지난 15일 김 여사 문자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썼다. 대통령실은 즉각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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