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탄 비행기 보여" 세계 최초 60m 그래픽 안내판…인천공항 새 터미널 가보니

입력
2024.10.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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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부
올해 연말 개장 앞두고 공사 마무리
'스마트패스' 빠른 출국 가능하고
창덕궁 정자 '승재정' 내부에 옮겨



“지금 인천국제공항으로 접근하는 비행기가 화면에 보입니다. 비행기 도착 정보를 이렇게 이미지(그림)로 만들어 표현하는 것은 세계 최초입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부가 언론에 처음 공개된 17일, 신설 입국장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전자식 화면에 한반도 지도가 펼쳐졌다. 폭 60m, 높이 6m 지도에는 날씨와 계절이 반영돼 가을 낙엽이 흩날렸고 비행기가 실제 위치대로 표시됐다. 화면 오른쪽에서 길다란 항적을 끌고 나타난 비행기는 서서히 인천공항으로 접근했다. 동화풍으로 화면이 바뀌더니 공중섬 영종도로 향하는 열기구(비행기)가 나타났다. 비행기가 착륙하면 화면에 폭죽이 터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낮과 밤, 날씨가 실시간으로 표시돼 입국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편안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이 더 커지고 훨씬 똑똑해진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을 곧 마무리하고 연말부터 새 시설을 운영한다. 활주로 1본과 제2여객터미널 확장부 등이다. 이로써 인천공항은 활주로 4본으로 연간 1억600명, 화물 630만 톤을 소화하는 능력을 갖춘다. 여객과 화물 용량은 각각 2,900만 명, 130만 톤 늘어날 전망이다. 여객 용량 기준 홍콩 첵랍콕 공항(1억2,000명) 두바이 공항(1억1,500명)에 이어 세계 3위 공항으로 발돋움한다. 인천공항 건설사업이 1992년 시작 후 30년 만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부다. 현재는 가림막으로 가려진 부분이다. 확장부에 들어서면 규모에 압도된다. 기존 제2여객터미널 양편으로 뻗은 날개의 길이가 750m에 이른다. 직선부(600m)는 걸으면 끝까지 6분이 걸린다. 무빙워크(수평 이동대)와 이용객용 자율주행 열차가 운영될 예정이다. 게이트(탑승구) 일부는 번호가 두 개씩 달렸다. 소형 항공기는 2대가 동시에 계류 가능하다. 게이트는 양편 확장부에 17개씩 34개가 신설돼 총 71개로 늘어난다.




게이트에는 신형 출입기가 설치됐다. 확장부에는 인천공항이 시범운영 중인 스마트패스가 기본적으로 운영된다. 스마트패스는 이용객이 여권을 제시하지 않고 얼굴 인식만으로 출국장이나 탑승구 보안검사를 통과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얼굴을 입력한 이용객은 6초면 여권 검사를 통과할 수 있다. 과거에는 15초가 걸렸다. 전자 여권을 사용하는 국가 100곳 이상의 국민도 스마트패스 이용이 가능하다.

확장부는 미적으로도 강화됐다. 양편 입구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빛과 소리를 내는 커다란 예술품(키네틱 조형물)이 보인다. 가느다란 판들이 지느러미처럼 물결치듯 움직인다. 이대형 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확장부 양 끝에는 하늘이 열린 넓은 잔디밭(서편)과 한국적 정원(동편)을 설치했다. 정원에는 창덕궁 승재정을 그대로 옮겼다. 길게는 20여 시간을 실내에서만 보내는 환승객이 바깥 공기를 만나는 공간이다.

김범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직무대행은 “4단계 건설사업은 공사가 쌓은 30년간의 노하우(경험)를 쏟아부은 가장 역점적 사업”이라며 “12월 운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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