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출신 낙하산 투하" 질타에 강호동 농협회장..."마음을 나눈 분들"

입력
2024.10.18 17:30
여야 불문 '보은성 낙하산 투하' 질타하자
"선거 때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 응수
'귀족 회장, 퇴직공로금 받지 말아야' 지적엔
"중앙회장으로서 월급 값 하겠다" 선 그어

"중앙회 전무이사 지준섭, 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여영현, 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박석모, 남해화학 대표 김창수, 남해화학 부사장 강남경, 농업경제 대표이사 박서홍, 농민신문사 대표 김정식. 모두 선거 캠프 출신 맞습니까?"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예. 저와 마음을 나눈 분들 맞습니다. (마음을 나눴다는 게 뭐죠?) 선거 때 음으로 양으로 도와줬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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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처음으로 출석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앙회 주요 자리에 캠프 출신 낙하산 인사를 앉히는 행태와 8억 원에 달하는 이중 급여·퇴직공로금 문제 등으로 여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농협법상 중앙회장은 대외업무만 하는 ‘비상근 명예직’이어야 하지만, 그에 비해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 회장은 첫 질문부터 고액 연봉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직이어야 하는데, 농협회장은 ‘귀족 회장’으로 불리고 이중 급여와 퇴직공로금을 받는 등 전관예우의 끝판왕”이라며 “법적 근거 없는 이중 급여와 퇴직공로금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회장직을 걸고 퇴직공로금이라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냐”고 묻자 강 회장은 “중앙회장으로서 월급 값을 하겠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중앙회장 선거 당시 캠프 출신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한 인사 49명 중 내부승진자는 전혀 없고, 강 회장 선거를 도운 농협 퇴직자가 주요 요직으로 복귀했다”며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마저 농협대 초빙교원으로 보은 인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김 전 회장은 농협 이념이나 이런 것을 남다르게 갖고 있어서 그런 이념을 학생 등에게 전파하라는 취지에서 추천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농협대에서 연봉 6,000만 원을 받고 있는 김 전 회장 이름으로 개설된 강의는 없는 상황이다.

편법으로 8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챙기고, 보은성 인사를 단행하는 사이 지역농협의 경영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35개 지역농협에서 적자가 발생됐다. 이는 △2021년 3개 △2022년 18개 △2023년 19개에서 가파르게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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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조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