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주둔 비용(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시사하는 언급을 또다시 내놨다.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 자동지급기)'이라고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시사했던 전날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의 '포크너 포커스'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에 4만2,000명의 미군이 있다"며 "그들(한국)은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줄곧 주한 미군 규모를 4만여 명(실제로는 2만8,500명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 재임 시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려고 했지만,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그들(한국)은 부유한 나라다. 우리는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1월 5일 대선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한국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도 "내가 (지금) 백악관에 있다면 한국은 미국에 연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를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부유한 나라'의 의미인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했다. 한미가 최근 합의한 2026년도 방위비 분담금(1조5,200억 원·약 11억4,000만 달러)의 9배에 가까운 액수를 언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