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이스라엘 방공망 요격미사일 공급 부족으로 위기 직면

입력
2024.10.15 18:43
"탄도미사일 방어 '애로우'  부족 사태 시간 문제”
미국 공급도 제한적…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

‘아이언돔’으로 대표되는 방공망 허점이 노출된 이스라엘이 대공 요격미사일 공급 부족으로 설상가상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이 중동 지역 내 갈등을 한층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요격미사일 생산 주7일 가동해도 부족"

영국 파이낸션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방공망을 강화하면서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차관보를 지낸 다나 스트롤은 “이스라엘 군수품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같은 속도로 공급을 계속 할 수 없다. 우리는 전환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특히 탄도미사일을 막는 최상층 방어 체계이자 이스라엘판 사드로 불리는 ‘애로우’ 재고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애로우 요격미사일 생산을 담당하는 국영기업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의 보아즈 레비 최고경영자는 “일부 라인은 주7일, 24시간 가동되고 있다”며 “요격미사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며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재고를 보충해야 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어느 지역 더 보호할지 선택 상황 놓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요격미사일 부족 때문에 앞으로는 어느 지역을 더 보호해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전략 책임자였던 아사프 오리온은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총력전에 나설 경우를 우려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전쟁 전 추정 발사 용량의 약 10분의 1, 하루에 2,000발이 아닌 수백 발의 로켓만 발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헤즈볼라의 모든 역량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연구원 출신인 에후드 에일람은 앞서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당시 “IDF가 이란이 추후 텔아비브에 일제 사격을 가할 경우에 대비해 애로우 요격미사일을 비축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 부족 사태가 시작되는 일은 시간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