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위기 탈출 해법이 미전실 부활? 이재용 회장 등기 임원 복귀?

입력
2024.10.15 18:00
16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삼성은 사면초가"
준감위, 연간보고서 발간
"컨트롤타워 재건" "이재용 등기임원 복귀해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최근 삼성이 처한 상황을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 사령탑인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3분기(7~9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직후 사과문을 내 위기론을 인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 등 7개 주요 계열사의 준법 경영을 감독하는 외부 기구의 수장도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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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위원장은 15일 2023년 연간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삼성은 현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최대 기업이지만 어려움에 놓여있다"며 "외형적 일등을 넘어 존경받는 일류 기업으로 변화하여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삼성이 맞은 역경은 △빠르게 바뀌는 국내외 경제 상황 △노조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 약화 △인재 영입의 어려움 △기술 유출 등이다.

이 위원장은 "과거 삼성의 어떤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삼성인'이라는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책임 경영 실천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최고경영자(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불가피하다며 "이 과정에서 있을지 모르는 준법경영 위반 위험에 대해 준감위가 준엄한 원칙의 잣대를 갖고 감시자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으로 컨트롤타워 부활이 수면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사업별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전자계열), 금융경쟁력TF(금융계열), EPC TF(삼성물산 계열)를 뒀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위기에 대처하려면 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보다 15.5% 낮은 9조1,000억 원을 냈다고 알렸다. 당시 전영현 부회장은 "많은 분들께서 삼성의 위기를 말씀하신다"며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며 사과문을 냈다. 실적 발표에 경영진이 입장을 낸 건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