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9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수출입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5%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037억1,000만 달러(약 412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국 로이터통신의 시장 전망치(6.0% 증가)를 한참 하회하는 수치다. 전월(8월) 수출 증가율 8.7%보다도 크게 낮아졌다.
9월 수입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0.3% 늘어난 2,220억 달러(약 301조6,000억 원)로 집계됐는데, 로이터의 전망치(0.9% 증가)와 전월 증가율(0.5%)에 모두 미치지 못했다.
이를 종합하면 중국의 9월 무역액은 지난해 9월 대비 1.5% 증가한 5,257억1,000만 달러(약 714조1,000억 원)가 됐다. 무역 흑자는 817억1,000만 달러(약 111조 원)였다.
올해 1~9월 중국의 무역 규모를 상대 국가별로 보면, 한국에 대한 수출은 3.2% 감소한 반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11.9% 늘어났다. 일본과의 무역에선 수출(5.7% 감소)과 수입(4.2% 감소) 모두 줄었다. 베트남(19.9% 증가)과 말레이시아(12.9% 증가)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이 10.2% 증가했으며,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3.6% 늘었다. 무역 마찰을 빚는 미국에 대한 수출과 수입도 각각 2.8%, 0.7% 증가했다.
중국의 9월 무역 성적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중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9월 수출 부진에 대해 “올해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던 수출마저 둔화했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글로벌 수요 감소 탓에 중국의 9월 수출 증가율이 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극심한 내수 침체 및 부동산 위기를 겪는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와 동일한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최근 △지급준비율 0.5%포인트 인하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0조 원) 공급 △정책 금리·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대규모 국채 발행 예고 등 각종 부양책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국의 경제 회복과 관련, ‘빨간불’이 꺼지진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