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의 최우수선수(MVP) 후보 ‘0순위’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의 부진을 털어내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1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9-0 대승을 견인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오타니는 첫 타석이었던 1회말 2루 땅볼로 물러나며 가을야구의 부진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는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다섯 경기에서 타율 0.200(20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마지막 5차전에도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하며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오타니는 역시 MVP 후보다웠다. 그는 2회말 2-0으로 앞선 1사 2루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가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때려냈다. 오타니는 이 적시타로 이번 포스트시즌 득점권 타율 0.800(5타수 4안타)을 기록,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뽐냈다. 동시에 그는 이 안타로 상대 일본인 투수 센가 고다이를 1.1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데도 성공했다.
오타니의 활약은 계속됐다. 그는 4-0으로 앞선 4회말 1사 1루에서 메츠 투수 데이비드 피터슨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내면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볼넷까지 골라내면서 세 차례나 베이스를 밟았다.
팀 동료들도 끈끈한 응집력으로 오타니의 활약에 호응했다. 다저스는 1회말 1사 후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맥스 먼시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2회말 오타니의 적시타로 3-0으로 앞선 다저스는 4회말에도 토미 에드먼과 오타니의 연속 안타,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타를 합쳐 점수 차를 6-0까지 벌렸다. 8회말에는 무키 베츠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1사 만루 찬스에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며 9-0 대승을 완성했다.
마운드의 활약도 빛났다.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는 7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다니엘 허드슨(1이닝 무실점)과 벤 카스파리우스(1이닝 무실점)도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냈다. 특히 다저스 마운드는 지난 9일 열린 디비전시리즈 3차전 2회 6실점 이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3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1966년 볼티모어가 월드시리즈에서 수립한 ‘단일 포스트시즌 최장 이닝 무실점’과 타이기록이다.
다저스는 1차전 승리로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7전 4선승제로 이뤄진 MLB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 확률은 64%에 달한다.
반면 디비전시리즈에서 ‘우승 후보’ 필라델피아를 3승1패로 제압하며 ‘언더도그의 반란’을 일으킨 메츠는 선발 센가가 1.1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무너지며 가을야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NLCS 2차전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