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에서 마의 ‘2시간 10분’ 벽이 깨졌다.
루스 체픈게티(케냐)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끝난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풀코스(42.195㎞)를 2시간09분56초에 주파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세운 종전 세계기록(2시간11분53초)보다 2분 가까이 앞선 기록이다. 동시에 체픈게티는 여자 마라톤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2시간10분’ 벽을 처음 돌파한 주인공이 됐다.
201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 챔피언인 체픈게티는 시카고 마라톤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다.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이 대회에서 거둔 세 번째 우승이다. 체픈게티는 우승 후 “내 꿈이 이뤄졌다. 세계 기록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픈게티는 지난해 남자 세계 신기록(2시간00분35초)을 세우고 4개월 뒤 교통사고로 숨진 동료 켈빈 키프텀을 추모했다. 그는 “이 세계기록을 키프텀에게 바친다”며 “그가 있었다면 타이틀을 방어하고 다시 세계기록을 수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 여자부 2위는 수투메 아세파 케베베(에티오피아·2시간17분32초)가 차지했다.
남자부 경기에서는 존 코리르(케냐)가 2시간02분43초로, 2시간04분39초의 후세이딘 모하메드 에사(에티오피아)를 제치고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