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지지' 흑인 유권자, 바이든·힐러리 때보다 적다... 이유는?

입력
2024.10.13 10:27
'민주당 집토끼' 흑인 78%만이 해리스 지지
과거 바이든 90%·클린턴 92% 득표와 대조
NYT "공약 이행 안 한 민주당에 대한 실망"

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을 3주가량 앞두고 흑인 유권자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위협할 변수로 나타났다. '민주당 집토끼'로 여겨지던 흑인 유권자의 민주당 지지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 78%가 해리스를, 15%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해리스 지지세가 훨씬 높지만, 흑인 유권자의 과거 지지율에 비춰보면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2020년 대선 당시 흑인 유권자 90%가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을, 9%가 트럼프를 선택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흑인 유권자 92%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표를 던진 반면 7%만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던 흑인 유권자 상당수가 이번 대선에서 이탈한 셈이다. NYT는 해리스가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결정될 핵심 경합주(州)에서 승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흑인 남성 유권자의 지지 하락이 두드러졌다. 흑인 남성 70%가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0년 바이든 지지가 85%였던 데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 흑인 여성은 83%가 해리스를, 12%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흑인 유권자의 가장 큰 이탈 이유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이 흑인 유권자를 '당의 중심'이라며 치켜세우면서도, 이들의 지지를 당연히 여기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30세 미만 흑인 유권자 40%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선거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다. 텍사스주에 사는 유권자 라페이지 드레이크(63)는 민주당에 대해 "그들은 우리가 훈련된 개인 것처럼 식탁에 남은 음식 찌꺼기를 주면서 '이건 너희 것'이라 하고, 우리는 훈련된 물개처럼 손뼉을 친다" NYT에 말했다.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