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경호를 위해 백악관에 전용 군용기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직 대통령에게만 사용되는 군사 자산이지만, 이란이 암살 시도를 할지 모른다며 이런 요구를 했다고 한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백악관 및 비밀경호국(SS)에 경호를 위해 군 항공기와 차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경합주 유세 시 방탄유리 사전 배치, 트럼프 전 대통령 주거지 및 유세 장소에 대한 임시 비행 제한 확대 등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고 한다. WP는 "전례 없는 요청"이라며 "지금까지 어떤 대선 후보도 선거 전에 군용기에 탑승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부통령 군용기 '에어포스 투'를 타고 다닌다.
트럼프 측은 경호 문제로 선거 운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차례 암살 시도의 표적이 됐던 만큼, 남은 선거 기간 각별히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트럼프 캠프는 이란이 트럼프를 노리고 음모를 꾸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참모들은 이란의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우려를 품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측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허리케인 피해 대응 관련 회의에서 '남은 선거 운동 기간 군용기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트럼프 측의 요청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가 F-15 전투기를 요청하지 않는 한, 마치 현직 대통령인 것처럼 필요한 것을 주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호 지원 방법과 관련해 "허용 범주에 해당한다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