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찻잔, 고려 경전, 신라 범종이 '일본 국보'라니... "약탈 증거 연구해야"

입력
2024.10.10 19:00
"조선 찻그릇, 신라 범종, 고려 경전 등"
"각 1951, 1952, 2018년 일본 국보로"
"해외 반출 유산 45%는 일본에"
"문화재 약탈 증거 활발히 찾아야"

일본으로 반출된 신라 시기의 범종, 고려 불교 경전 등 국내 문화유산 3점이 일본의 국보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0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해외 유출 문화유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유산은 총 24만6,304점이었다. 이 가운데 일본에 나가 있는 것은 45%(10만9,801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으로 반출된 문화재 중 '이도다완', '연지사종', '고려국 금자 대장경'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실 자료 등을 보면 이도다완은 조선시대에 한반도에서 제작돼 일본의 다도(茶道)에서 사용된 찻그릇의 일종이다. 연지사종(鐘)은 경남 진주시의 사찰로 전해지는 연지사에서 주조된 통일신라 시기 동종이다. 고려국 금자 대장경은 고려시대 불교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문화재들이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시기는 각각 1951년, 1952년, 2018년이었다. 이 가운데 임진왜란 때 약탈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지사종의 경우 국가유산청이 2013년부터 국내 환수를 추진 중이지만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불법 반출이 확인된 문화유산의 경우 상대 국가에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연지사종이 임진왜란(1592∼1598년) 중인 1597년 일본 신사에 봉안됐다는 정황 증거 외에는 불법 약탈의 직접적 증거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게 국가유산청의 입장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돌려받은 한국 문화유산은 모두 1만2,637점이다. 이 중 불법 반출됐던 유산은 3,305점이고 경매 등을 통해 적법하게 매입한 유산은 1,366점이다. 나머지 7,966점은 반출 경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문화재 환수 작업이 반출 원인을 규명하는 시작 단계부터 막혀 12년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화재 약탈의 불법 증거를 찾기 위한 연구용역이나 전문가 의뢰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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