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민주동문회(동문회)가 문시연 총장에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에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문 총장이 전날 국정감사에서 구체적인 검증 진행 경과 등을 설명하지 않은 채 "지켜봐 달라"는 모호한 말만 되풀이했다는 게 동문회 지적이다.
9일 발표한 성명문에서 동문회는 "이전 총장과는 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국감 첫날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랐다"며 "국감 준비 과정에서도 모호성으로 일관한 총장님의 태도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판정 결과가 언제쯤 나올 것 같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의 질의에 "제가 내용을 알 수 없지만 1차 회의를 했고, 2차 회의가 잡혀 있으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동문들은 표절 의혹 검증 진행 상황이 공유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드러냈다. 문 총장은 지난달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 당연직 위원 3명을 바꾸고, 추천직 위원도 일부 교체하는 등 변화를 줬다. 이에 대해 동문회는 "연구윤리위를 새로 구성했다는 것도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됐다"면서 "제보자에게는 본조사위원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고,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허한 말로 흘러간 1,000일이 이런 식으로 지속될 것 같아 매우 두렵다"고 우려했다. 김 여사 논문 검증이 2022년 2월 시작해 2년 8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처지를 꼬집은 것이다.
동문회는 성명문 말미 문 총장이 24일 종합국감에선 진전된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96% 지지라는 숫자를 가슴 깊이 새겨주시길 바란다"며 "종합국감에서는 숙명인을 위해 더 나아간 답변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지난 6월 숙명여대 총장 선거에서 '김건희 논문 검증 진상 파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법의 격언이 있다"면서 "총장이 된다면 진상을 파악하고 규정·절차에 따라 정리하겠다"고 약속했고, 96%의 학생 지지를 얻어 제2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