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진단 장비' 세계적 품귀 때 푸틴에게 보내줬다"

입력
2024.10.09 09:29
23면
미 언론인 밥 우드워드 저서에 일화 언급
"푸틴 '사람들이 화낼 것… 함구하라' 조언"
트럼프 캠프 "사실 아냐, 책 휴지로 써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개인 용도의 코로나19 진단 장비를 보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미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전쟁(War)'을 사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2020년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 애벗사의 진단 장비를 보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코로나 진단 장비 품귀 현상을 겪고 있던 시기였다.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극도로 두려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제발 누구에게도 당신이 이런 것들을 나한테 보냈다고 말하지 말라"고 걱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상관없다. 알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라며 "난 사람들이 내가 아니라 당신한테 화를 낼 것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들은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우드워드는 저서에 "트럼프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가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뒤 트럼프와 푸틴 간 여러 통화가 있었고 어쩌면 7번이나 통화했을 수 있다"고 적었다.

우드워드는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과의 대화도 소개했다. 그레이엄 의원이 "마러라고(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자택)에 가는 것은 북한에 가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 트럼프가 입장할 때마다 모두가 일어서서 손뼉 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는 더 변덕스러워지고 있다"며 "재판 중인 트럼프 관련 사건들은 (당사자라면) 그 누구라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우드워드의 책 내용은 거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티븐 청 캠프 대변인은 "밥 우드워드가 지어낸 이런 이야기들은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책과 관련된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쓰레기 책은 할인 서점의 소설 섹션에서 싸게 팔거나 화장실 휴지로 써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