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분기(7~9월) 매출 22조1,769억 원, 영업이익 7,511억 원의 잠정 실적을 냈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물류와 마케팅 등 비용이 급증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20% 이상 줄었다.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적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1조7,719억 원, 영업이익 1조154억 원이었다.
LG전자는 물류비 증가를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LG전자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인데 TV 냉장고 등 가전 제품은 크고 무거워 바다를 통해 운반해 해상 운임 변동에 민감하다. 회사는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해상 운임 비딩 결과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하고 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중국 가전업체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을 내놓으면서 LG전자의 마케팅비가 예전보다 더 늘었다.
가전 사업이 주력인 LG전자의 실적 패턴은 '상고하저' 경향이 있다. 가전제품 수요가 상반기에 몰리는 데다 연말로 갈수록 마케팅 등 각종 비용이 늘어서다. LG전자는 올해 1·2분기 각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깜짝 실적을 냈는데 최근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기업간거래(B2B) 등에 집중하면서 시장은 3분기에도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했다. 그러나 3분기 각종 비용이 급증하면서 상고하저 패턴을 깨지 못했다.
다만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023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가전 구독,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사업 모델 다각화를 추진하는 LG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사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 소식에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5%(5,700원) 내린 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