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검증 지연'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했다.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채택된 주요 증인들이 모두 출석하지 않으면서 일부 증인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8일 교육위의 교육부 등 8개 기관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들 불출석을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9개월째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 문제보다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 지연 논란이 국감장을 뒤덮었다. 2년 넘게 계속되는 공방인데도 김 여사가 석사논문을 제출한 숙명여대의 장윤금 전 총장, 박사학위를 받은 국민대의 김지용 이사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대필 의혹을 받고 있는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는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야당 간사인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 불출석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설 교수 동행명령장(정당한 사유 없이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증인에게 지정한 장소까지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 발부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증인 건강권을 훼손하면서까지 데려올 권리가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표결 끝에 제적 인원 16명 중 10명이 동의해 동행명령장 발부가 의결됐다.
야당은 김 여사의 과거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맹공을 이어갔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을 검증 프로그램 '카피킬러'로 자체 검증한 결과 표절률이 29%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같은 당 의원 등도 "김 여사가 제출한 논문 7건 중 5건이 표절 의혹을 받았고, 나머지 두 논문은 표절뿐 아니라 위조 의혹까지 있다"며 공세를 가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표절 여부 판단에는 여러 다른 기준도 있어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논문 표절 의혹 사례를 들며 맞섰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가천대 석사논문은 80% 이상의 표절률이 나왔지만 제대로 검증이 실시되지도 않았다"며 "이뿐 아니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추미애 민주당 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도 논문 표절 논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김 여사 논문 검증 진상 파악'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김 여사 논문 검증 기구인 숙명여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는 문 총장 취임에 맞춰 재구성된 후 지난달 19일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이 "김 여사 논문 검증 결과가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문 총장은 "연구윤리위가 2차 회의를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다"고만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에 "외압 없는 논문 검증 과정을 보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이 부총리를 향해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이 외신에서 다룰 정도로 소란스러웠던 데는 부총리의 책임도 있다"며 "논문 검증이 공정하게 처리되도록 외압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냐"고 물었다. 이 부총리는 "당연하다"면서 "대학 내 문제는 자율에 맡기는 게 원칙"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