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한 달 내 탄핵 감당되겠냐" 발언에 신지호 "벼랑 끝 전술"

입력
2024.10.08 15:30
"나 잡으면 한 달 내 대통령 탄핵"
"감당되면 수사하라" 주장에
신지호 "벼랑 끝 전술, 반드시 수사해야"
명씨 거론 여권 인사들 '연관 없다' 반박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관련자로 꼽히는 명태균씨가 검찰이 자신을 잡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한 달 내 탄핵될 텐데 감당이 되겠냐고 언급한 데 대해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명씨가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다면서 수사기관은 그를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사이에 오간 금전 거래와 관련해 창원지검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압수수색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채널A가 7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검사에게 '(나를 구속하면)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 감당되면 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자신을 구속하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폭로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신 부총장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명씨의 발언을 두고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의 불법행위, 탈법행위가 벌어졌는데 지금도 압수수색 당하고 수사받고 있지 않나. 저런 식의 엄포를 놓는다고 수사를 안 하면 이게 나라인가. 법치국가를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명씨가 여러 언론과 만나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이 깊었음을 암시하는 주장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그건 명태균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니까 저희로서는 알 수가 없다"면서 "경험으로 보면 선거를 매개로 가까워진 인간관계는 수시로 바뀐다. 윤 대통령이 집권하고 용산에 들어간 후에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그렇게 가깝게 지낸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악의적 거짓말", 오세훈 "일방적 주장"

윤 대통령 부부 외에도 명씨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친분을 과시한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그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은 나한테 정치를 배운 적이 없고, 나는 이준석에게 정치를 가르친 적이 없다"며 "김종인, 이준석 두 사람과 특수관계인 명씨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악의적인 거짓말로 내 이름을 입에 올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25년 정치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명태균이란 사람을 만난 적이 없고,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도 연합뉴스에 "명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도와주겠다고 찾아왔던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에 불과하다"며 "선거에 큰 역할을 한 듯한 인터뷰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며, 이후 명씨와 추가적인 인연이 이어진 바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명씨는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2021년 국민의힘 대표 당선을 도왔고 '이 의원은 유 전 의원에게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오 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