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아이디'로 '김건희 박사 논문' 다시 돌려봤더니… 표절률 ’3배’ 늘었다

입력
2024.10.08 11:50
국민대 자체조사는 7~17%에 불과
'카피킬러' 돌려보니 표절률 29% 
김준혁 "국민대 거짓말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박사 논문을 국민대가 사용하는 계정(ID)으로 표절검사 시스템에 돌린 결과, 표절률이 29%로 나타났다. 2022년 국민대가 자체 조사에서 밝힌 표절률 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논문 표절검사 프로그램인 '카피킬러'를 국민대 소속 구성원 계정으로 접속해 2008년 김 여사의 박사논문(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에 대한 표절 검사를 진행한 결과, 표절률은 29%로 확인됐다. 국민대 논문표절 가이드라인에서는 표절률을 '1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대선을 앞두고 김 여사 박사논문이 표절논란에 휩싸이자 조사를 진행했고, 2022년 8월 카피킬러를 통한 표절률이 7~17%라고 밝히면서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국민대가 자체 아이디가 아닌 다른 아이디로 검색하지 않은 이상, 표절률 검사 결과가 비슷해야 하는 데 불과 2년 사이에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피킬러 탐지기술 발전과 국민대 계정 데이터베이스 확대에 따라 표절률이 2년 전보다 높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실제 표절률은 29%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김 여사 박사논문은 2006년 A사의 사업계획서를 사실상 그대로 가져왔는데, 해당 내용은 국민대 카피킬러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국민대 데이터베이스에 해당 해용을 포함시키면 표절률은 40%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박사논문에 '해피캠퍼스'에서 판매 중인 '주역의 음양사상'이나 네이버 블로그에 게시된 '사주팔자' 등이 포함돼 있는 점도 표절률이 국민대 발표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민주당에서는 석연찮은 국민대의 김 여사 논문 표절 조사 결과를 따지기 위해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3년째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김 의원은 "아주 간단한 검증만으로 국민대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도대체 논문표절 조사를 어떻게 한 건지 아직도 의구심이 크다"며 "해당 박사논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표절로 이뤄져 박사는커녕 학사학위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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