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7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임시대의원총회에 대해 정관 위반 및 국정감사 지적을 이유로 개최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달 말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 장관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24일 현안 질의 시 국회에서 증언한 배드민턴협회 이사에 대한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현안 질의 시 여야 갈등없이 협회를 사유화하고 있는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에 대해 지적했다. 그런데 배드민턴협회 이사가 참고인으로 나와 김택규 회장과 협회의 부조리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이렇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는 처음봤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의 총회 개최가 정관을 따르지 않아 문제가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배드민턴협회는 정관 제8조제2항제3호 '재적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회의 목적을 제시하여 소집을 요구한 때'를 근거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총회 안건은 일부 '임원의 불신임(해임)'에 관한 사항이며, 협회 정관 제11조제3항은 '임원의 해임안은 재적 대의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발의된다'라고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배드민턴협회는 지난 4일 시·도 협회와 산하 연맹에 공문을 보내 일부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고 통보했다. 협회는 총회 개최 근거를 문체부가 지적한 대로 정관8조제2항제3호를 내세웠고, 부의안건도 '배드민턴협회 임원의 불신임'이라고 공문에 적었다. 총회는 오는 11일 경남 밀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총회 개최 의도 등이 도마에 올랐다. 배드민턴협회가 해임 대상자로 올린 임원 6명(김영복 김중수 최정 신영민 김영섭 부회장, 차윤숙 이사)은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거나 뜻을 함께 한 임원들이다. 김중수 최정 신영민 김영섭 부회장은 지난달 10일 문체부의 중간 발표에서 배드민턴협회의 부실 행정 등 의혹이 지적되자, 김 회장 등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차윤숙 이사는 회장 사퇴 촉구는 물론 지난달 24일 국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참석해 김 회장과 협회 내 문제를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배드민턴협회의 이번 총회가 김 회장의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날 국감에서 이같은 문제가 지적됐고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가 정관에 위반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했다"며 총회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유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이달 중 배드민턴협회와 대한축구협회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배드민턴협회에 대해 "후원 계약, 국가대표 선발 등 관련 제도, 보조금 및 협회 운영 실태 등을 꼼꼼하게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축구협회에 대해서도 "비리 축구인 사면 추진 경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절차 등 축구협회를 둘러싼 여러 논란을 면밀히 살펴 결과를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