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확대하고 있는 레바논에서 사흘 간 의료진 50명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인도주의 최후 보루인 병원에 폭격이 쏟아지고 있는 탓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레바논에서 지난 72시간 동안 50명의 의료진이 숨졌다고 현지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병원들이 무차별 폭격을 받으면서 의료진이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를 중심으로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사이 레바논의 이스라엘 접경 도시 빈트즈베일의 살라간두르 병원 옆 모스크 내부에 위치한 헤즈볼라의 지휘 본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와 연계된 살라간두르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린 직후 병원이 폭격을 받아 의료진 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고 레바논 국영 통신이 전했다. 지난 3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헤즈볼라 연계 의료시설이 공습을 받아 의료진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레바논에선 최근 3주 만에 사상자가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사망 또는 부상을 당할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레바논의 보건 시스템은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레바논 영토 4분의 1에 달하는 지역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만큼, 사상자와 피란민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 최대 병원 등에서도 군사 작전을 벌여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엑스(X)에 베이루트 공항이 사실상 폐쇄돼 WHO의 의료품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며 "생명이 달린 일인 만큼 즉각 의료품을 전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