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꿈을 꾸자', 한강 하늘에 수놓은 응원의 꽃

입력
2024.10.05 23:21



완연한 가을날씨가 이어진 10월의 첫 토요일인 5일 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의 하늘이 형형색색의 불꽃들로 수놓아지며 가을밤 하늘을 물들였다. 2000년부터 한화그룹이 진행해 온 국내 최대 규모 정기 불꽃축제 '서울세계불꽃축제 2024'가 올해는 '꿈'을 주제로 진행됐다.



처음 불꽃을 쏘아 올린 일본팀은 일어로 불꽃놀이를 의미하는 '더 하나비'를 주제로 일본만의 독특한 미적 요소인 '마(間)'를 활용한 공연을 선보였다. '마'는 여유, 멈춤을 의미하는 일본의 공간 시간적 개념이다. 다소 차분하게 시작된 불꽃 공연은 단조로워질 때쯤 다시 화려하고 웅장하게 연출되는 불꽃으로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초록, 파란색 등 동양적인 색으로 이뤄진 불꽃이 둥글게 터지며 꽃과 같은 형상을 만들었다. 장노출로 촬영하니 마치 민들레와 해바라기를 닮은 듯한 불꽃 모양이 포착됐다.



미국팀은 '캘리포니아의 꿈'을 주제로 LA의 화려한 불빛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공연을 선보였다. 여의도 한강공원뿐만 아니라 오렌지 어플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는 'California Dreamin'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미국 팝송들이 터지는 불꽃에 맞춰 재생되며 공연의 흥겨움을 더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화려해지던 일본팀과 다르게, 미국팀은 시작부터 어마어마한 양의 불꽃을 터트리면서 분위기를 압도했다. 흥겨운 포크송의 리듬에 맞춰 터지는 빨강, 초록의 하트 모양 불꽃 또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이자 마무리는 한국 한화팀이 원효대교와 마포대교를 걸쳐 30분간 펼친 '시간의 섬광'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방향을 잃을 때에도 밤하늘 어둠사이로 솟아오르는 혜성을 따라가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의미를 담았다. 태극 문양에서 따온 파랑과 빨강 색상을 적극 활용하여 둥근 모양의 불꽃을 터트렸다. 꿈을 활짝 펼치라는 듯 하늘 높이 쏘아 올린 노란 불꽃들은 깃털 모양으로 떨어져 내렸다. 마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느라 지친 도시인들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듯했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국, 미국, 일본팀이 참여해 ‘다채로운 불꽃처럼 자신의 꿈을 그려가는 당신(Light Up Your Dream)’이란 주제에 맞춰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석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캔버스 삼은 하늘에 쏘아 올렸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 포착된 불꽃의 모습을 사진으로 모아봤다.

최주연 기자
정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