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인천 강화군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선거를 못 기다릴 정도로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연희 민주당 강화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을 위해서 일하라고 월급 주고 권력을 맡겼는데, 자기들의 개인적 뱃속을 채우고 범죄를 숨기고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데 권력을 쓰면 여러분이 '안 된다'라고 말해야 한다"며 "해도 안 되면 징치(징계하여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 탄핵'을 연상케 하는 발언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 개입 등 각종 의혹이 커지는 반면 윤 대통령은 특별검사법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해충돌 위반이라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 대표 또한 이날 유세에서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했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2차 정권 심판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며 "강화군민이 전 국민을 대신해서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경고하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나아가 "이번에는 (강화에서) 민주당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핵심적 권력을 계속 똑같은 데로 뽑으니까 그들이 여러분들을 위해서 일을 하냐"며 "이번에는 새로운 선택을 해보시는 것도 여러분에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화군은 역대 9차례의 군수 선거(재보선 포함)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이 7차례나 승리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특히 "(여당은) 돈이 아니라 마음과 능력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라며 파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강화군에 연 300억 원의 지역 화폐를 발행하고, 강화군에 거주하는 20대 청년 4,600여 명에게 월 10만 원의 기본 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강화군이 아버지처럼 든든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받쳐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냐"며 "(여당은) '국민에게 혜택을 많이 주면 버릇 나빠질까봐'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강화군이 농어촌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벼농사 지을 논에 다른 작물을 지으면 보조금을 줘라"며 "쌀값 안정법을 만들었더니 뭘 그리 죽겠다고 거부권 행사를 두 번씩이나 하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강화군 내 접경지역 주민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그는 "강화군민들이 겪고 있는 군사 대결 적대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 일부를 보상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며 "남북간 적대적 상황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위협받아 생기는 주민들의 피해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게 하는 법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세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일현 부산금청장 보궐 선거 후보를 지원한다. 1박 2일 일정으로 다음 날 오전까지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