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지적장애 종업원의 얼굴과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고 뜨거운 냄비로 팔을 지지는 등 학대하고 폭행한 강원도 원주 한 치킨집 업주 형제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판사는 특수상해와 특수상해교사, 사기, 공갈, 특수절도, 특수강요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29)씨와 B(31)씨에게 각 징역 4년과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치킨집 업주 A씨는 2022년 7월 28일부터 같은 해 11월 중순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원주의 한 치킨집에서 친형인 B씨와 '지각했다'거나 '주방 보조 업무를 마음에 들지 않게 한다'는 이유로 종업원 C(24)씨를 폭행하고 다치게 했다.
이들 형제는 범행에 스패너, 달궈진 냄비, 망치 등을 사용했다. A씨는 2022년 11월 중순 길이 26㎝의 스패너로 C씨의 머리, 어깨, 엉덩이 등 전신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같은 달 말에는 책상에 왼팔을 올리게 해 망치로 내리치고 C씨가 이를 피하면 얼굴과 머리를 때려 각각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A·B씨 형제는 그해 10월 22일에는 '근무 중 도망쳤다'는 이유로 C씨를 치킨집 화장실로 데리고 가 옷을 벗게 한 뒤 끓인 물을 C씨의 오른팔에 붓고 뜨거운 냄비에 10초간 팔을 지지는 등 전치 3주의 2도 화상을 입히기도 헀다.
이들의 범행으로 피해자 C씨는 오른쪽 귀가 변형됐고, 뜨거운 물로 다친 오른팔은 광범위한 화상을 비롯해 여러 흉터가 남았다.
같은 치킨집에서 일하던 종업원 D씨도 C씨를 돕기는 커녕 형제의 범행에 가담했다. D씨는 그해 10월 말 C씨에게 '근무지에서 도망가면 1억6,000만 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쓰도록 강요했다. 특히 C씨에게 흉기로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찌르게 해 흐르는 피로 지장을 찍도록 했다.
D씨는 이 차용증을 근거로 C씨의 어머니 주거지에 침입해 안방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현금 70만원을 훔쳤고, D씨에게 겁을 줘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100만 원어치의 물품을 결제하게 했다. D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박 부장판사는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를 수단으로만 취급해 이뤄진 범행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A씨의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가해 정도도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종업원 D씨는 가담 정도가 가장 가볍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