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년 전부터 미국 공화당에 거액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최근 들어 뚜렷해진 것으로 보였지만 사실상 훨씬 이전부터 공화당에 자금을 댔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머스크는 일찍부터 공화당 조직에 거액을 후원했고 지원 범위도 훨씬 광범위했다"며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기 훨씬 이전부터 공화당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피격 사건 직후 "나는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지지를 재확인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2년 가을쯤 '상식적인 시민들'이라는 단체의 홍보 캠페인에 수차례에 걸쳐 총 5,000만 달러(약 660억 원)를 기부했다. 해당 단체는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연계된 곳으로, 미성년 트랜스젠더와 불법 이민자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여부와 관련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홍보비를 사용했다. 밀러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이민정책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외에도 머스크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지난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도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후원했다고 WSJ는 전했다. 후원금은 '충실하고 강력한 정책들'이라는 단체에 기부됐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디샌티스 주지사의 정치자금 모금단체에 들어갔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올해 1월 공화당 경선에서 사퇴했다.
WSJ는 "이 같은 기부 과정은 변호사와 정치 컨설턴트 등 전문가의 도움 아래 은밀하게 진행됐다"며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기관', '다크머니' 그룹 등으로 불리는 유한회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