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 공습은 지난 4월 이란의 1차 이스라엘 본토 공격과 양상이 달랐다. △이란이 서방 국가에 공격 계획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고 △비행 속도가 빠른 탄도미사일만 사용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공격 계획을 미리 알려서 미사일 요격을 사실상 유도했던 1차 공습과 달리, 이번에는 이란이 진심으로 이스라엘 목표물을 타격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 공습 계획을 서방 국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미국 당국자를 모두 인용해 "이번 공격은 아무런 경고 없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확전 중재국으로 이란과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미국은 물론, 공격을 직접 수행했던 이란 역시 '사전 통보는 없었다'고 비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영국 가디언 또한 "미국 관리들은 이날 이란의 미사일 발사 2시간 전에야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퍼뜨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습 공격' 방식은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과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군이 4월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같은 달 13, 14일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사상 첫 공습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공습 약 72시간 전 미국 등에 공격 계획을 통지했는데, 사실상 '미사일을 요격해달라'며 작전을 유출한 셈이었다. 자칫 이스라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 중동 전황에 불이 붙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이란이 이날 무인기(드론) 및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은 점도 의미심장하다. 비행 속도가 느린 드론, 순항미사일은 이스라엘 영토에 도달하기까지 수 시간이 걸려 대응 방어 시간을 충분히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공습 당시에는 이란이 드론 약 170기에 미사일 약 150기를 섞어 발사하면서 미국·이스라엘군이 비교적 쉽게 방공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이란은 비행 속도가 순항미사일보다 훨씬 빠른 탄도미사일만 최소 181기(이스라엘 발표, 이란은 200기 발사 주장)나 퍼부었고, 미사일은 불과 12분 만에 이스라엘 영공에 도착했다. 특히 비행 속도가 음속 15배에 달하는 최신형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인 '파타-1'을 발사했다는 이란 매체 보도도 있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이란의 공격 의도 관련 질문에 "타격 의도 없이 이렇게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진심'을 담은 공습마저 대부분 이스라엘 방공망에 막히면서 이란의 군사 역량은 재차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고도 약 50~100㎞(애로우 3) △15~50㎞(애로우 2) △10~15㎞(다윗의 돌팔매) △0~10㎞(아이언돔) 등 네 겹으로 구성된 방공망과 미국의 군사 지원을 통해 이란의 공세를 탁월하게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요격된 미사일은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란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3,000기를 훨씬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란이 전력을 쏟아부으면 이스라엘 방공망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가디언)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