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불러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의 모기업 큐텐그룹 재무최고책임자(CFO)였던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신임 대표가 2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티메프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도 이날 재소환해 조사를 이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이날 오전 구 대표와 리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리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CFO 출신으로, 큐텐그룹 전체 재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티메프 정산대금 처리 과정을 주도하며, 미국 이커머스 업체인 위시(Wish) 인수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한 것으로 보아, 리 대표를 상대로 해당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에 앞서 리 대표는 위시 인수 관련 의사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 조사를 받은 구 대표는 이날 검찰청에 출석하면서 '큐텐이 자회사 정산대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데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만 짧게 답했다.
구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수사팀은 구 대표를 상대로 △티메프 재무 기능을 그룹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옮긴 뒤 티메프 자금을 위시 인수에 임의로 사용(횡령)했는지 △판매대금 지급 불능 등 티메프 재무 상황을 알면서도 돌려막기식으로 입점 업체들에 대금을 지급하며 계약을 유지하도록 했는지(사기)를 캐물었다.
검찰은 또, 구 대표가 올해 4월 위시 인수를 위해 티몬과 위메프에서 500억 원 상당을 끌어다 쓰며 판매자들에게 가야 할 정산대금을 유용했는지, 구 대표가 티메프 등 자회사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리 대표와 구 대표 등의 진술을 분석한 후 사법처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