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행정관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언론에 공격을 사주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한 대표는 “국민과 당원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가 22대 총선 당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현 공직기강비서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녹취록도 나온 바 있다. 이번에도 장본인은 김 전 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이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와중에, 답답하고 한심하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13일 전인 지난 7월 10일 서울의 소리 기자와 통화하며 한 후보가 4월 총선 때 비대위원장 직권으로 총선 여론조사 당비를 자신의 대선인지도 조사에 쓴 얘기를 전했다. 이어 김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을 언급하며 “(김)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진짜 죽으려고 한다”며 “너희가 이번에 그것을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아주 여사가 좋아하겠다”고 부추긴다. 실제로 이틀 뒤 이 매체는 ‘[단독] 한동훈 당비횡령 유용 의혹’이란 보도를 했고, 이는 친윤계의 지원을 받던 원희룡 후보 측이 한 후보를 공격하는 데 활용됐다.
한 대표가 “정부투자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좌파 유튜버와 통화하며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 게 전혀 근거가 없었던 건 아닌 셈이다. 김 전 행정관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순 없지만 부적절한 전당대회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서울의소리는 애초 김 여사와의 대화를 공개한 매체인데도 김 전 행정관이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간 통화한 것 자체도 황당하다. 기강해이 차원을 넘어 합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적잖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한 윤 대통령은 2일 한 대표를 뺀 채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만찬을 갖는다. 민심 전달을 예고한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만남이 봉쇄되고, 공직기강의 상징인 대통령실에선 어처구니없는 일들만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국민 인내심을 어디까지 시험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