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끄라톤이 한반도를 향해 서서히 북상하고 있다. 태풍은 대만을 관통하며 세력이 크게 약해질 전망이지만 기압골 변화에 따라서는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남아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끄라톤은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 시속 191k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성장해 이날 현재 대만 남쪽 해안을 지나고 있다. 태풍 동서쪽에 각각 자리 잡은 고기압에 눌려 사람이 걷는 속도(시속 4~5km)보다 느린 시속 3km 수준으로 이동 중이다.
끄라톤은 2일 오후 대만에 상륙한 뒤 위세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 경로보다 서쪽으로 치우치면서 대만의 높은 산맥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끄라톤을 누르고 있는 두 고기압의 변화에 따라 태풍의 이동 경로와 속도가 바뀔 수 있고, 상층 기압골을 따라 위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로 접근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끄라톤 북상의 간접 영향으로 주말까지 전국에 5~10mm가량의 비가 예보됐다. 특히 한반도에 유입된 차가운 공기가 남쪽에서 밀려온 수증기와 충돌해 경상권 일대에는 4일까지 최대 8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내려가 이날 오후 2시 기준 주요 지역 최고 기온은 △서울 19.2도 △강원 원주 18.6도 △전북 군산 18.4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비가 그치면 기온이 크게 떨어져 국군의날(1일)과 개천절(3일)이 낀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올해 첫서리와 얼음이 관측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지난달 24일 서리가 내렸지만 공식 기록은 아니다.
지난해 가장 이른 서리와 얼음 관측 날짜는 각각 10월 21일(대전)과 11월 8일(서울)이었다. 연휴 기간 서리와 얼음이 관측된다면 지난해보다 각각 20일, 40일가량 빠른 기록이 된다. 역대 가장 빠른 얼음 기록은 경기 수원의 1984년 10월 5일인데 이 기록이 깨질 공산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