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 헤즈볼라 수장까지 사망한 가운데 이스라엘 정보원이 헤즈볼라 조직 내부에 침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측 정보원이 헤즈볼라 조직 안에 침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18일 미국 뉴욕타임스도 17, 18일 레바논에서 연이틀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수년 전부터 기획·준비해 온 작전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WSJ는 "1년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최악의 정보 실패를 겪은 이스라엘이 현재 다시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선두에 섰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는 덜 위협적 존재로 봤지만, 헤즈볼라에는 매우 잘 대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17, 18일에는 레바논 전역에 '무선 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폭발' 테러를 감행했고, 23일에는 '북쪽 화살들'이라는 작전명으로 헤즈볼라 시설 약 1,600곳을 타격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해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이 사살되기도 했다.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성공적인 데에는 이스라엘의 안보력이 방어보다는 공격에 더 능숙하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최근 헤즈볼라 공격에서는 이스라엘의 정보력이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얘기다.
이스라엘 정보 분석가 로넨 솔로몬은 "일주일 전에 이스라엘이 (무선 호출기 공격 등) 헤즈볼라의 통신 시스템을 뚫었다고 한다면, 이스라엘은 여전히 추적 능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