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퀴어문화축제, 경찰-주최측 한 시간 대치 끝에 열려

입력
2024.09.28 15:30
16회째 맞은 축제, 대구 달구벌대로 개최 
축제에 허용된 장소, 경찰 일부 제한하자
주최측 거센 반발로 몸싸움까지 벌어져

대구 지역에서 집회 신고 당시부터 갈등을 빚은 '대구퀴어문화축제'가 경찰과 주최측의 신경전 끝에 열렸다. 축제 개최가 허용된 장소 안에 경찰이 버스와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하면서 주최측과 갈등을 빚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8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 인근 달구벌대로에서 개최했다. 하지만 당일에도 진행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달구벌대로 5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180m 비워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 경찰이 일방적으로 집회 제한 통고를 하는 등 신경전은 계속됐다. 결국 경찰은 도로 통제 등 실질적인 협조 업무를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1시쯤에야 시작했다.

축제 공간으로 허용된 3개 차로 안쪽으로 경찰 버스와 순찰차, 경찰 안전펜스 등이 설치돼 장소가 비좁아지면서 주최측은 더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축제 관계자들이 온몸으로 펜스를 밀어내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개최 장소를 둘러싼 갈등은 축제 시작 전부터 계속됐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당초 매년 축제를 열어온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2개 차로를 모두 사용하게 해달라고 신고를 했다. 경찰이 차량 정체를 이유로 이를 제한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통고에 조직위는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지만 기각됐다. 결국 장소를 반월당네거리 달구벌대로 일대로 변경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대구시와 경찰이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싸고 부딪힌 바 있다. 집회를 허가한 경찰은 행사 주최측의 차량 진입을 허용했으나 대구시는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이를 막아서면서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진달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