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환자 '빅5 원정 진료' 4년 새 22% 증가...작년에만 72만 명

입력
2024.09.27 16:53
빅5 병원 환자 4명 중 1명은 비수도권
1인당 의료비 원정 진료가 50% 비싸
교통비에 숙박비까지 이중·삼중고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의 5대 상급종합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세브란스)을 찾은 비수도권 환자가 최근 4년 새 22% 증가했다. 지난해만 해도 빅5 병원의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비수도권 거주자였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빅5 병원 환자는 총 266만146명이고, 그중 72만1,930명(27.1%)은 비수도권에서 찾아온 원정 진료였다. 빅5 병원 환자 가운데 비수도권 환자 비중은 2020년 25.5%, 2021년 25.8%, 2022년 26.6%로 계속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27%를 넘어섰다.

2020년 59만3,557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빅5 병원 원정 진료 환자는 4년 동안 21.6% 불어났다. 같은 기간 수도권 환자 수 증가율(11.9%)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특히 비수도권 중증·희귀질환자의 원정 진료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0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원정 진료 암환자는 18.2%, 심장질환자는 23.1%, 뇌혈관질환자는 26.6%, 희귀난치성질환자는 32% 늘었다.

빅5 병원의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원정 진료가 49.8%나 비쌌다. 지난해 기준 수도권 환자는 1인당 약 217만7,000원, 비수도권 환자는 약 326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환자는 진료비에 더해 장거리 이동을 위한 교통비는 물론 숙박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이중·삼중고를 겪는 셈이다.

장 의원은 "지방 환자들이 교통비, 숙박비 등을 들여가며 빅5 병원까지 먼 길을 찾아온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지역 의료 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