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쿠바, 극심한 경제난 속 허리케인까지
입력
2024.09.26 18:30
기자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관련기사
오타니, MLB 최초 '50홈런-50도루' 달성
美 연준, 30개월 만에 통화정책 전환
가자지구와 레바논 전쟁을 종식하라
일본, 기록적 폭우 피해 속 애타는 부정(父情)
에콰도르, 60년 만의 가뭄에 최악의 전력난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트럼프 2기 시대
관련기사
1146
'플로리다 출신 사법 방패'… 트럼프의 새 법무장관 지명자도 '충성파'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첫 법무장관으로 새롭게 지명된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州) 법무장관 역시 '강성 충성파'로 분류된다. 여러 각료 지명자들처럼 플로리다 출신인 것은 물론, △트럼프 사법 리스크 방어 △보수 TV 프로그램 고정 출연 △2020년 미 대선 부정선거 주장 △로비스트 활동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좋아할 만한 이력을 다 갖췄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59세인 본디는 트럼프가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플로리다 토박이다. 1990년대부터 지역 검사로 일했고, 2011년에는 공화당 소속으로 '플로리다주 첫 여성 법무장관'에 올랐다. 본디를 보수 정치권 스타로 만든 계기는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맞붙은 '위헌 소송'이다. '오바마케어'로 불린 건강보험개혁법(ACA)에 반발해 미국 보수 성향 27개 주가 참여한 대규모 공동 소송을 이끈 인물이 본디였다. 패소하긴 했지만, 이때 그가 보인 리더십은 우파 정치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와의 인연은 2013년 시작됐다. 그해 '트럼프재단'이 본디에게 선거 자금 2만5,000달러(약 3,500만 원)를 기부한 것이다. 당시는 트럼프가 가짜 '고액 부동산 투자 수강권'을 팔았다는 '트럼프 대학 사기'로 미국 각 지역에서 수사를 받던 시기였다. 플로리다 법무장관이었던 본디도 이 사건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트럼프재단의 기부 이후 주검찰은 기소를 포기했다. '소송 거래 의혹'이 일었던 배경이다. 이후 본디는 트럼프와의 접촉면을 늘려갔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자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에는 정권인수팀에서 일했다. 당시에도 법무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1기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에서 요직을 맡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8년 보수 성향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트럼프 정부 옹호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든든한 사법 방패' 역할도 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가 2019, 2020년 1차 탄핵 심판을 받을 때 백악관 변호팀에서 일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에는 "경합주에서 대규모 투표 사기가 발생했다"는 트럼프 주장을 옹호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기소됐을 땐, 뉴욕 맨해튼 법원 앞에서 '바이든 정부의 사법 탄압'을 규탄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11·5 대선 패배를 대비, 공화당의 '전방위적 투표 불복 소송전' 준비까지 이끌었다. 트럼프 측근들과의 친분도 두텁다. 2019년 플로리다 법무장관 퇴임 뒤 로비업체 발라드파트너스에 취업해 1년간 카타르 정부를 대리했다. 이곳은 '트럼프의 30년 지기'로 불리는 브라이언 발라드가 설립한 회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인 수지 와일스도 이 회사 출신이다.
명태균 녹취 공개 파문
관련기사
132
명태균 "창원지검장 만나 한 방에 해결"... 민주당, 녹취록 추가 공개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를 또다시 공개했다. 명씨 본인이 창원지검 등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과시하는 내용이다. 녹취에서 명씨가 거론한 인물로 추정되는 전 창원지검장들은 "명씨 존재도 몰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이 25일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선고를 앞두고 명씨 관련 의혹을 확대시키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22일 명씨 관련 녹취 5건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가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에 녹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씨와의 대화 상대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회계담당자로 재직했던 강혜경씨, 명씨의 지인 등이다. 수사당국 관련 명씨 녹취는 이번이 첫 공개다.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주변에 '창원지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과시했다. 그는 2022년 9월 지인과의 대화에서 "지검에 가서 창원지검장을 만났다"며 "지검장이 저거더라. 한동훈이하고 옛날. 그래서 한 방에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녹취가 지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명씨의 이 주장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민주당이 공개한 또 다른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작년 12월 "경찰청장부터 해서 검찰부터 해서 김영선이 잡혀가 다 충성 맹세 시킨 것 아는가. 내가 데리고 와서"라며 "김영선한테 '충성합니다', '충성하겠습니다' 다 세 번씩 외쳤다. 누가 했줬나. 내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선관위에서 아무리 (사건이) 넘어와도 경찰에서 다 없앴다. 내가 해줬다. 한 달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검·경에 영향력을 행사해 선거 관련 사건을 무마시켰다는 것이다. 명씨는 본인이 검찰 인사에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강씨와의 통화에서 "그 여자(김 전 의원)는 입을 열면 죽는다. 사주 자체가"라며 "창원에 지검장은 다 나 때문에 왔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이 본인 욕을 하고 다녔다며 "(김건희) 여사가 뭐라고 하는 줄 아는가. '아이고 선생님 욕하고 다녔는데 김영선 공천 줄 게 있냐'(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재임한 창원지검장들은 명씨와의 관계를 일절 부인했다. 명씨 녹취 시기에 창원지검장을 지낸 한 지검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명씨가 존재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며 "오히려 최근 창원에 전화해서 '명태균이 누구냐'고 물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직 창원지검장 역시 본보에 "명씨는 한 번도 만난 적도, 이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기사
2659
푸틴 "우크라에 쏜 건 신형 중거리미사일, 요격 불가능하다"... 미·유럽 또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것은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었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었다고 직접 정정한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에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한 미국·영국을 겨냥한 '보복성 조치'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로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부담을 느끼며 자제해 온 중·장거리 미사일 사용의 족쇄는 완전히 풀어졌다. 1,000일을 넘긴 전쟁도 점점 확전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대국민 연설에서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시험 발사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우크라이나 공군은 자국 드니프로 지역을 향해 러시아군이 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미사일을 '헤이즐넛(개암)'을 뜻하는 러시아어 '오레시니크'라고 부른 뒤, "마하 10(초속 2.5~3㎞)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 세계 그 어떤 최신 방공 시스템도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에이태큼스(19일)와 영국의 스톰섀도(20일) 등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잇따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도 러시아의 IRBM 발사 사실을 확인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러시아가 발사 30분 전 '핵 위험 저감 채널'을 통해 발사 계획을 사전 통보했다며 "재래식 무기나 핵탄두를 실어 나르도록 개조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치명적 무력"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발사했다는 IRBM(사거리 3,000∼5,500㎞)은 러시아의 ICBM인 RS-26 모델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는 ICBM(5,500㎞ 이상)보다 약간 짧지만, 하나의 미사일 본체에서 분리된 여러 개의 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MIRV 시험에 우려를 표했다. MIRV는 다수의 대상을 동시 공격할 뿐 아니라, 요격이 쉽지 않아 적국의 방공망을 뚫기 쉽다. 핵전략 전문가 파비안 호프만 오슬로대 연구원은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할) 여러 개의 탄두가 탑재 가능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매튜 세빌 영국 왕립연합군사연구소(RUSI) 책임자도 AP통신에 "MIRV 능력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제공받은) 첨단 패트리엇 시스템도 방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IRBM 발사를 "북한군 파병 이후 또 다른 확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다른 국가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 대응도 촉구했다. 실제로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 국가의 군사 시설을 거론하며 "(러시아의)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방 국가를 상대로 신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엄포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나토 동맹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격전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공습으로 북한군 고위 장성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같은 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달 러시아에 군인 1만여 명 이상을 파병한 이후, 북한 고위 장교 중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서방 당국자가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부상자의 구체적 신원과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WSJ 보도와 관련, 우크라이나와의 전투 지역에 위치한 북한군이 "절대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정당한 공격 대상"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
관련기사
1171
내년 의대 증원 철회를 넘어 아예 뽑지 말라고 요구한 의협 비대위
새로 출범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를 향해 '2025년 의대 모집 중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전공의·의대생들이 주장하던 '내년 증원 철회'를 넘어 내년 의대 신입생을 아예 뽑지 말라며 요구 수위를 높인 것이다. 집단 휴학으로 올해 수업을 통째로 거부한 의대생들이 내년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대 입시를 강행할 경우 의대생·전공의는 물론 의대교수, 개원의까지 의사 전 직역을 규합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22일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열린 비대위 첫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갖고 "비대위는 내년 의대 모집 전면 중지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며 "의대생 3,000명을 교육하는 환경에서 갑자기 6,000명이나 7,500명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7,500명'은 올해 의대 정원(3,058명)과 내년 증원 모집인원(4,610명)을 얼추 합한 인원이고, '6,000명'은 증원 철회를 가정한 올해와 내년 의대 정원 합계치다. 한마디로 증원 철회로도 안 된다는 얘기다. 내년 의대 입학생 규모에 대해 의협이 증원 백지화를 넘어 모집 중지를 공식 요구한 건 처음이다. 비대위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온 핵심 명분이 의대 교육 마비인데, 휴학생들이 내년에 복귀해야 할 상황에서 기존 정원만큼만 선발해도 교육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게 비대위 논리다. 박 위원장은 "(신입생을 선발할 경우) 내년 의대 교육이 파행되는 건 물론이고 기초의학실습과 임상실습이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교육이 파탄되면 되돌릴 수 없고, 의대생과 의대 교수는 10년 이상을 혼란과 고통 속에 있게 될 것"이라며 "그때 자리에 없을 윤석열 정부는 사태를 해결할 생각 없이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어설프게 합의해 줬다가는 정부에 면죄부만 줄 뿐"이라며 강조했다. 수능이 끝나 곧 수시모집 합격자가 발표되는 상황에서 모집 중지는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박 위원장은 "수험생들의 혼란도 고려해야 하지만, 대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이미 입학한 학생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도쿄대도 학내 소요로 전교생이 유급되자 69학번을 뽑지 않았다"며 "한국 교육부가 1990년대 세종대 모집 정지를 시킨 이유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 없다는 이유"라며 전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 의료정책을 겨냥해 "선무당과 눈먼 무사가 벌이는 의료농단"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주변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무당 경제학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전공의들이 주당 88시간 일하는 것을 지대추구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사회 각 분야의 문제점을 깊게 이해하고 정교하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눈먼 무사처럼 마구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집정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도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전날 회의 의결사항 가운데 '전공의·의대생은 물론 의대교수·개원의·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을 하나로 모아 의료농단 저지를 위해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어제 회의에서 안건 상정 의견을 밝힌 위원이 없어 논의 자체가 안 됐다"며 "정부가 그동안 저지른 것을 그냥 받아들이라는 형태의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는 게 비대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불참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의사단체 가운데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향해서도 "의료계가 한데 모인 비대위가 일을 하고 있으니 무거운 짐을 벗고 거기서 나오는 게 어떨까 한다"며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