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월마트가 뛰어든 이 사업, 롯데도 경쟁한다…김상현 "고객에 맞춤형 광고"

입력
2024.09.26 19:00
19면
롯데 유통군, 신사업  'RMN' 제시
통합 플랫폼 구축, 더 많은 광고 유치
맞춤형 광고, 4,300만 고객 정보 활용


롯데 유통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 유통군이 새 성장동력으로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사업을 키우겠다고 26일 밝혔다. RMN은 아마존, 월마트 등이 글로벌 유통업체에서 최근 도입한 수익 모델로 온·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한다는 게 기본 구조다.

롯데 유통군을 이끄는 김상현 부회장은 8월 임직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300개 유통사가 광고업을 시작했고 우리도 열심히 광고업을 기획하고 있다"며 RMN 사업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RMN은 온라인 쇼핑몰 검색 창·배너, 오프라인 매장에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롯데 유통군은 첫 단계로 백화점, 마트, 슈퍼, 롯데온, 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등 40여 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광고 플랫폼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 유통군이 광고 플랫폼을 가동하면 광고주 입장에서 롯데 유통 계열사에 광고를 띄우기 쉬워진다. 기존에 광고주는 롯데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을 거치거나 롯데 상품기획자(MD)·바이어를 통해 광고를 원하는 롯데 유통 계열사마다 일일이 계약을 맺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광고주가 광고 플랫폼에 접속해 광고 게재를 희망하는 계열사를 고르면 한꺼번에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롯데 유통군은 온·오프라인의 광고 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과거보다 빈틈없이 광고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광고 확대로 고객의 상품 구매 증가도 노릴 수 있다. 광고 수익과 판매 수익을 함께 거두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롯데 유통군은 중장기적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광고을 제공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롯데 유통군이 가지고 있는 롯데 멤버스 회원 4,300만 명의 정보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이 딱 필요한 상품 정보를 알린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고객의 10년 전 냉장고 구매 내역을 바탕으로 관련 상품 광고를 띄울 수 있다.

롯데 유통군이 광고를 신사업으로 앞세운 건 주춤하고 있는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롯데 유통군 주력인 롯데쇼핑 매출액은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줄었다. 권원식 롯데 유통군 RMN추진TF장(전무)은 "글로벌 유통 업체들은 수익성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0조 원인 RMN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롯데 유통군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RMN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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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