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 남을 것인가, 다른 팀으로 떠날 것인가.'
손흥민(32·토트넘)의 향후 거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10여 년을 동행한 토트넘과 내년 6월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계약을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것인지에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손흥민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구단과의 재계약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구단과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나이에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며 "특히 이번 시즌에는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있어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계약이 남아있는 한 지난 1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토트넘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10시즌째 토트넘과 함께하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 2021년 두 번째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내년 6월 만료되며,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영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과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 관련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공개하면서 잔류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뛴 공식전에서 164골을 넣은 살아있는 '레전드'다. 이는 토트넘 역사상 역대 최다 득점 4위로, 3위인 마틴 치버스(174골)보다 10골 적은 수치다.
손흥민은 전날 토트넘 팬 포럼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토트넘에서 선수 경력을 마칠 것이냐'는 한 팬의 질문에 "미래는 알 수 없다. 언젠가 구단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여러분이 계속 웃는 광경, 여러분이 날 클럽의 레전드로 불러주는 걸 보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종신계약 얘기가 나올 정도로 손흥민과 토트넘은 끈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작년 여름 '유럽 최고의 골잡이'이자 '손케 듀오'로 주목받았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하면서 손흥민을 붙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올해 시즌이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된 건 스페인 언론을 통해서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다음 시즌 자유계약(FA)으로 손흥민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손흥민의 에이전시 사이에 접촉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함께 '3강'으로 불리는 명문 구단이다. 라리가 전체 우승 횟수도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에 이어 3위(11회)에 올라있고, UEFA 유로파 리그에서도 3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직까지 유럽에서 우승 트로피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손흥민에겐 매력적인 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도 수천억 원대 연봉으로 여전히 손흥민을 유혹하고 있다. 영국 ESPN은 지난해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6,000만 유로(약 891억 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에서는 알 이티하드뿐 아니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알 나스르, 알 힐랄 등에서도 꾸준히 손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