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서 대거 이탈한 올해 일반의가 새로 개원한 의원이 예년보다 늘었고, 10곳 중 8곳은 진료 과목에 피부과를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피 과목으로 외면 받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진료를 하는 의원은 갈수록 줄고 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일반의 신규 개설 의원급 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새로 연 의원은 129개다. 한 달에 18.4개꼴로 연간 178개가 개설된 지난해(월평균 14.8개)보다 증가했다. 193개 의원이 새로 생겼던 2022년(월평균 16.1개)과 비교해도 올해가 더 많다.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할 때는 진료 과목을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올해 새로 문을 연 129개 의원이 신고한 과목은 총 418개(한 곳당 평균 3.2개)다. 그중 피부과를 진료하겠다는 의원이 104개(80.6%)로 가장 많고 이어 내과(48개) 가정의학과(34개) 성형외과(33개) 순이다. 최근 3년을 따져도 신규 개설 일반의 의원 총 500개 가운데 401개가 선택했을 정도로 피부과는 최고 인기 과목이다.
반면 소아청소년과 진료 신고는 2022년 32개 의원에서 지난해 21개로 줄었고, 올해도 7월 기준 22개에 그쳤다. 산부인과 진료 신고를 한 의원은 2022년 13개에서 지난해 7개로 감소했고, 올해도 아직까지 6개에 불과하다.
일반의 개원의 대도시 쏠림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생긴 일반의 의원 129개 중 43개는 서울, 25개는 경기에서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도 강남구(18개)와 서초구(5개)에 절반이 넘는 의원이 개설돼 자치구별 차이가 컸다.
전 의원은 "일반의 개원 역시 피부과 등 비필수분야와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건 당국은 의대 증원 2,000명만 주장할 게 아니라 의사가 공공·필수·지역의료 영역에서 진료할 수 있는 정책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